[61세 하프 마라톤 도전기] 2개 월차 8월(뱀, 벌레, 그리고 아내)
[61세 하프 마라톤 도전기] 2개 월차 8월 🏃♂️🔥
폭염 경보보다 뜨거웠던 240K의 기적 (ft. 뱀, 벌레, 그리고 아내)
1. 든든한 지원군들의 등장: "장비 빨"과 "가족의 칭찬"
👟 며느리가 선물한 날개, 그리고 아이들의 응원
7월 한 달을 맨땅에 헤딩하듯 무작정 달렸던 내게, 8월이 되자 기분 좋은 변화들이 찾아왔다. 내가 열심히 달리는 모습이 기특(?)했는지, 며느리가 아버님 운동 열심히 하라며 번쩍번쩍한 전문 러닝화를 구입해 준 것이다!
처음으로 제대로 된 러닝화를 신고 땅을 딛는 순간, 발바닥에 날개가 달린 것 같았다. 장비가 바뀌니 달리기 퀄리티가 달라지더라.
여기에 사위, 아들, 딸 등 온 아이들이 카톡방에서 "우리 아빠(장인어른) 최고다", "진짜 대단하시다"라며 매일같이 격한 칭찬의 댓글을 달아주니, 어깨가 으쓱해져서 아침에 눈이 안 떠질 수가 없었다.
👩❤️👨 8월 13일, 마침내 아내(Wife)가 동참하다!
8월 에피소드의 정점은 바로 8월 13일이었다. 집에서 내가 나가는 걸 구경만 하던 아내가 "나도 한번 뛰어볼까?" 하며 운동화 끈을 묶은 것이다.
다만 아내는 해가 쨍쨍한 오후 시간에만 달리기를 원했다. 사실 나는 새벽 러너였지만, 아내의 첫걸음을 외면할 수 없었다. 결국 내가 아내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오후 달리기에도 동참하게 되었다.
부부가 나란히 땀을 흘리며 강변을 달리는 기분이란... 7월에는 혼자 외롭게 뛰었는데, 이제는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곁에 생겼으니 달리기 길이 두 배로 행복해졌다.
2. 새벽 주로의 야생 버라이어티: 벌레 떼와 뱀의 습격
🐜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'새벽 벌레 팬클럽'
여름 새벽 달리기를 해본 사람들은 안다. 사방이 어둑어둑할 때 강변이나 주로를 뛰다 보면, 이름 모를 날벌레들이 마치 내 팬클럽이라도 된 양 얼굴 주변을 떼로 지어 졸졸 따라다닌다.
숨을 크게 들이쉬다가 입안으로 골인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. 손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벌레 떼를 쫓아내는 것도 8월 새벽 달리기가 준 또 하나의 유쾌한(?) 훈련이었다.
🐍 "악! 뱀이다!" 주로에서만 세 번 마주친 녀석들
8월 폭염이 워낙 혹독해서였을까? 새벽에 선선한 주로로 기어 나온 ‘뱀’을 한 달 동안 무려 세 번이나 마주쳤다.
어스름한 새벽길을 헉헉대며 달리고 있는데, 발밑에 기다란 줄 같은 게 스르륵 움직일 때의 그 소름 돋는 짜릿함이란!
덕분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강제로 전력 질주를 하기도 했다. 마라톤 훈련을 하러 나왔다가 뜻밖의 야생 생태계 체험을 제대로 한 셈이다.
3. 표지판을 이정표 삼아 채운 '240K'의 기적
🛑 "내일은 저기 앞에 있는 표지판까지다!"
달리는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는 과정은 나 자신과의 치열한 심리전이었다. 무리해서 멀리 가기보다, 달리는 중에 저 멀리 보이는 표지판 하나를 타겟으로 삼았다.
'오늘은 여기까지 뛰고 턴(Turn)하지만, 내일은 무조건 저기 앞에 있는 표지판까지 가서 턴한다!'
매일 밤 눈을 감으며 그 표지판을 머릿속으로 되새겼다. 그렇게 아주 조금씩, 하지만 멈추지 않고 목표 거리를 늘려나갔다.
📊 8월 한 달의 미친 성적표: 누적 마일리지 240K!
아내와 함께 뛰는 오후 달리기와 나만의 새벽 달리기가 합쳐지니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. 본의 아니게 '아침, 저녁 하루 두 번' 달리는 하드 트레이닝을 소화하게 된 것이다.
그렇게 폭염 경보가 내리쬐던 8월 한 달 동안 내가 채운 총 거리는...
8월 누적 마일리지: 무려 240km!
7월에 68km를 뛰고 대단하다고 스스로 뿌듯해했었는데, 한 달 만에 그 기록을 3.5배나 뛰어넘었다. 내가 생각해도 정말 독하고 대단하다 싶다. 예순하나의 나이에도 하겠다는 의지와 가족의 응원만 있다면 몸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낸다.
🏁 8월을 마치며: 9월의 가을바람을 기다린다
며느리가 사준 러닝화를 신고, 아이들의 칭얼거리는 응원을 동력 삼아, 아내와 손을 잡고 달린 8월. 벌레와 뱀이 가로막아도 내 발걸음을 멈추지는 못했다.
이제 그 잔인했던 여름 더위도 한풀 꺾이고 있다. 240km라는 엄청난 훈장을 가슴에 달았으니, 이제 9월에 불어올 선선한 가을바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.
"준비가 안 됐어도, 나이가 많아도 괜찮다. 일단 나가면 뱀도 만나고, 240km도 뛰게 된다!" 나의 하프 마라톤 도전은 계속된다. 9월에 만나요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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